음악

겨울나기

U블럭 2013. 11. 16. 16:40

 

 

 

 

  

 

    울나기

 

                    조성래 시

                    한보리 곡 / 노래

 

   그해 겨울 우리식구

   감전동 철둑아래로 철새되어 흘러갔네

   철목의 못보다 부실한 삶

   자주 기차 지나는 소리에 무너지고

   바람이 불때마다 근처 연탄공장에

   탄가루가 날려오곤했지

 

   늘 말없는 아버지 실직의 날들 그날들

   단칸셋방 구석에서 천장만 쳐다보고

   시장나간 어머니의 늦은 귀갓길에

   노점 보따리 가득 노을만 얹혀왔네

 

   목계석 골목 입구로부터 저녁은 하기로 몰려와

   방문앞 화덕 위에 찌개로 끊던 쓸쓸함

   추위는 기억량보다 더욱 냉혹해서

   자고나면 식구들 몸이 연탄재로 식어있었지

 

   겨울의 깊이로 내려 갈수록 재수생 나는 몸살만 앓고

   어린누이는 마른풀 처럼 자꾸 자꾸만 시들어 갔네

   이미 바닥에 닿은것 같은데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안않네

 

   아, 식구들 모두 해야할 말을 잃어갔네

   날마다 하수구엔 생쥐 얼어 죽고

   그 해운동 우리식구 감전동 철둑아래

   깃털 빠진 몸으로 서로를 버티어 주었네

 

      

   시하나 노래하나 2006년 CD 복원 음반 <사과꽃 피는 저녁>

   여섯 번째 곡.시를노래하는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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