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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U블럭 2014. 6. 10. 17:20

 

 

 

 

 

 

청개구리 1

 

        ... 박연찬(견성화)

 

하얗게 서리 내린 당신

머리결이 서러워

웃으며 묻습니다

까만 머리 뽑아 드릴까요?

 

당신 이마의 깊은

골이 미워서

웃으며 묻습니다

다리미로 펴 드릴까요?

 

당신의 쳐진 어깨가

힘겨워 보여

웃으며 묻습니다

나 좀 업어주세요

 

 

 

 

청개구리 2

 

   ...  박연찬(견성화)

 

당신 앞에만 서면 나는

한마리 작은 청개구리입니다

 

저만큼에서 당신이 다가오면

나는 어느새 외면하고

멀어지면 안타까워 눈길 따라갑니다

 

지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로

당신을 대해야지 하면서도

내 얼굴은 어느새 굳어져 있고

당신이 고독할 때 다가가서

참새처럼 귀엽게 재잘대야지 하면

내가 알고있는 재미있는 모든

말들이 사라져 버립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보기 싫어요

조금도 그립지 않아요

거꾸로 된 세상에서 당신을 만나면

당신은 제 마음 아실런지요

 

 

 

 

청개구리 3

 

   ...  박연찬(견성화)

 

내 기억 속에서 아픔으로 다가오는

예순 두살의 나의 늙은 친구가

하늘로 가던 날

목 놓아 소리내 울지 못하고

웃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하늘로 데려간 술이 미워서

다시는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정 넘은 호프집 문턱에서

흔들리는 길거리에서

당신 닮은 내 모습 발견합니다

 

 

 

 

청개구리 4

 

   ...  박연찬(견성화)

 

다가서고 싶은마음

들킬까 돌아서 가고

 

그리운 마음 보일까봐

하늘을 봅니다

 

사랑한다 말하면

더 멀어질까봐

 

미워한다 말하고

내가 먼저 도망갑니다

 

 

 

 

청개구리 5

 

        ... 박연찬(견성화)

 

호의와 관심을 구별하지 못하고

막연한 것에 집착하고

처음부터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내 사랑이 아닌가 착각하는

가슴이 고장난 바보입니다

남들은 잘도 하는 연애도 못 하면서

맞선도 싫어하고 독신주의자도 아니고

대충 쉽게 살지도 못해

키스 한 번 못해본 쑥맥입니다

좀 엉뚱하지만 손 없는 날 잡아서

키스 한 번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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