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미니스커트

U블럭 2017. 7. 25. 07:58

미니스커트는 몇 년 전만 해도 20대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와 계절을 초월한 대중적인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스커트의 약 30%가 미니스커트라는 통계가 있다.

미니스커트를 둘러싼 해프닝이 많다. 체코에서는 차량 속도를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혼잡한 교차로마다 실물 크기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경 사진을 세워놓았다. 그런데 당초 예상이 빗나갔다. 되레 운전자들의 시선을 빼앗는 바람에 교통사고가 배로 늘어난 것이다.

인도의 한 대학에서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한 적이 있다. 또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청의 한 직원은 다리가 예쁜 여성만 시청에서 미니스커트를 입도록 하자는 규정을 제안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우리나라 미니스커트의 원조는 가수 윤복희로 알려져 있다. 1967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윤복희는 최근 한 TV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는 겨울이라 털 코트에 부츠를 신었다”며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기사는 오보”였다고 38년 만에 진실을 털어놓았다.

미니스커트는 한때 단속반까지 출동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젊은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를 마치 유니폼처럼 입고 다녔다. 그러자 정부가 일제 단속에 나섰고, 급기야 1973년 2월 경범죄처벌법에 ‘저속한 옷차림’에 대한 규정이 포함됐다. 무릎 위 15cm가 넘으면 단속 대상이었고, 무릎 위 20cm 이상이면 곧바로 즉심에 넘겨졌다. 경찰은 대나무 자를 들고 다니며 여성들의 드러난 허벅지 길이를 쟀다. 지금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진풍경이었다. 경찰의 단속이 심해질수록 저항 심리도 커져 미니스커트 길이는 점점 더 짧아졌다. 치마 끝을 내리려는 공권력과 올리려는 여심의 실랑이는 1988년까지 이어졌다. 이 조항은 서울 올림픽 이후에 사라졌다.

미니스커트는 여성의 전유물이다? 글쎄다. 본래 미니스커트는 남성의 의상이었다. 미니스커트 스타일은 현대의 새로운 산물이 아니다. 그리스, 로마, 이집트의 하류 계층과 전사들은 주로 로인클로스(loincloth, 허리에 두르는 천)와 같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당시 남성의 하의는 대개 짧았고 여성은 길었다. 군인, 검투사의 다리 노출은 용맹함의 상징이었다. 그들은 갑옷의 허벅지 부분을 가리는 짧은 치마를 입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는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군복을 입고 전투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미니스커트는 여자만 입었다?

중세 이후까지 치마는 여성스러움과는 관련이 없었다. 그러다가 치마가 점차 여성 복식의 전유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 속에 숨겨져 있던 다리를 드러내는 옷이 등장한 것은 불과 80여 년 전의 일이다. 이전에는 여성들의 다리는 성적 이미지와 연관된 것으로 간주됐다. 문명이 발달했던 서양에서도 여성은 발목만 보여도 정숙하지 못한 여인으로 취급되던 시절이었다.

1920년대 프랑스의 코코 샤넬이 무릎 길이의 스커트를 내놓았다. 가히 혁명적인 일이었다. 이후 1964년 영국의 메리 퀀트에 의해 오늘날의 미니스커트가 처음 개발됐다. 당시만 해도 도덕성을 잘라낸 옷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섹시한 미니스커트는 여심을 흔들며 전 세계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1965년부터는 여러 패션쇼에서 무릎이 훤히 드러나는 스커트를 선보였다. 1967년 무렵에는 일반 여성들도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프랑스와 영국 간에는 ‘미니 전쟁’이라는 원조 싸움까지 벌어졌다. 미니스커트가 대중화하면서 작은 물체와 사건에 ‘미니’라는 용어가 관용어처럼 따라 붙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니스커트는 여자만 입었다?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2012. 9. 24., 끌리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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