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따 먹은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 밭에 숨어서 논쟁한다.
아담..'우리가 이성을 얻은 댓가로 곧 이곳에서 쫓겨날 것이요.'
이브..'황량한 곳으로 쫓겨가면 고통스러울텐데요.
아담..'고통의 댓가를 얻게 될 것을 믿소. 그 믿음이 이성이라는 거요.
이브..'난 그러고 싶지 않아요. 여기서 빈둥거리고 싶어요.'
아담..'고통 끝에는 커다란 즐거움을 얻을 것이요. 이성이 속삭이는군'
이브..'내 이성은 그냥 여기서 삐뚱거리며 개기라는군요.
아담..'난 기대가 크오. 커다란 고통 뒤에 오는 아늑하고도 충만한 쾌락을 기대하오
이브..'고통없이 아주 자그마한 쾌락이면 충분해요.
아담..'이성은 우리를 고통 속에서 햇살로 인도해 줄 것이요,
이브..'뱀에게 속아 얻은 이성은 분명 우릴 또 속일거예요.
아담..'폭퐁이 지나고 나야 바다가 다시 살아나는 법이요.
이브..'솔솔부는 시원한 바람 정도면 되요. 확실치도 않은 쾌락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라니요..
아담..'내 이성은 말하오. 고통없는 쾌락은 쾌락이 아니오. 기꺼이...
이브..'심심하고 지루해도 좋으니 고통과 쾌락을 같이 지고 가고 싶지 않군요.
아담..'그대 여자여. 난 커다란 쾌락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겠소
이브..'그대 남자여. 너나 그려시구랴. 난 숨 한 번, 소리 한 번 크게 지르고 싶지 않소.'
둘의 대화를 엿듣은 한 분이 화를 내신거라.
'저것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군. 결코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리라' 하시면서
고통 끝에 쾌락을 아담 아닌 이브에게 담아 주었으니 곧 오르가즘이요
빈둥거리며 덤으로 얻는 짧은 쾌락을 아담에게 던져 주었으니 사정의 순간이라.
사실 오르가즘을 원했던 건 남자들이었다. 그걸 얻지 못한 남자들이 사고의 커다란 쾌락 즉 깨달음을 얻겠다고 홀로 고행하는 이유이다. 오르가즘을 얻는 그녀들은 처음엔 고통으로 약간 당황했지만 곧 이리 좋을 줄이야하는 황홀함과 미안함에 오르가즘을 보여주되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남자들을 희롱하고 있다. 희롱당한 어떤 남자들은 여자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곤 한다.
이 우화의 의미를 기어이 찾겠다면 '내 뜻대로 마옵시고 당신 뜻대로 하옵소서'라는 한 마디이다.
네이버 꽃과성 (ped6009) 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