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은 인체에서 필요한 양은 아주 적지만, 부족하게 되면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생기는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인체에서 합성되기 어려워 식품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지 않으면 결핍으로 인한 여러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무기질. 그 종류와 기능, 결핍 시 생기는 증상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식품 등은 어떤 게 있는지 정리해봤다.
무기질이란?
인체나 식품에 함유된 원소 중 산소, 수소, 탄소, 질소를 제외한 원소를 총칭해 무기질(無機質) 또는 미네랄(minerals)이라고 부른다. 인체에 함유된 40여 가지 원소 중 96% 정도가 4원소인 산소(65%), 수소(10%), 탄소(18%), 질소(3%)이며 무기질은 전체의 약 4%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중요 무기질로는 칼슘, 인,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황, 철, 구리, 요오드, 망간, 아연 등이 있다.
▶ 유기물과 차이: 탄소화합물이 없으면 무기물, 있으면 유기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탄소화합물이란, 탄소원자(C)를 중심으로 수소, 산소, 질소 등의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을 말한다. 탄소는 생명의 핵심을 이루는 성분으로, 탄소 원자들이 서로 연결되거나 다른 원자들과 결합하며 온갖 유기화합물을 만든다. 유기물 이외의 모든 원소를 일괄해서 무기물 또는 미네랄이라고 부른다. 무기물이란 주로 광물로부터 얻어지며 자연 상태의 흙, 광석, 금속 등을 말한다.
▶ 비타민과 차이: 비타민은 유기물질이다. 반면, 무기질은 단일 요소로서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무기물질이다. 식물과 세균 등의 유기체가 몇 가지 비타민들을 합성할 수 있지만, 어떤 생명체라도 무기질은 합성할 수 없다. 또 비타민은 공기·빛·열 등의 여러가지 처리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만 무기질은 일반적인 화학 방법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고 매우 안정적이다.
무기질의 일반적 기능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하루 필요량이 100g 이상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물 등의 대량영양소와 하루 필요량이 mg 또는 μg(마이크로그램) 단위인 미량영양소로 나눌 수 있다.
대량영양소는 체내 에너지 생성·신체 구성 물질 및 체내 수분유지에 사용되고, 미량영양소는 이 과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필요하다. 미량영양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있으며 무기질은 하루 필요량이 mg 단위인 대량무기질과 μg 단위인 미량무기질이 있다. 무기질은 체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신체 조직의 구성 성분 무기질은 신체의 각종 부위를 형성하는데 관여한다. 칼슘, 인, 불소 등은 뼈·치아와 같은 단단한 조직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철은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소는 소화 작용에 영향을 끼치고, 아연은 인슐린의 합성에 관여한다. 요오드는 우리 몸의 기초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의 주성분이다.
생체 기능의 조절 무기질은 체내에서 적절한 pH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또, 삼투압 현상에 관여해 세포 안과 밖으로 이동하는 물의 방향과 양을 결정한다. 나트륨과 칼륨 같은 무기질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체액의 축적 혹은 탈수를 일으키게 된다. 또, 신경 및 근육 흥분성의 정상 유지 작용을 한다.
효소 반응의 촉진 작용 아연, 구리, 철 등은 효소의 성분이 된다. 인이나 마그네슘, 칼륨 등은 당질·지질·단백질의 분해에 관여하는 에너지를 내는 반응을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량무기질의 결핍·과잉 증상
무기질은 신체 내에 존재하는 양을 근거로 하여 대량무기질과 소량무기질로 분류한다. 대량무기질에는 칼슘, 인,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황 등이 있다. 체내 무기질은 전체 체중의 4% 정도를 차지한다.
칼슘(Ca)은 체중의 1.5~2%로 신체 구성 무기질 성분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체내 칼슘의 99%는 골격과 치아에 들어 있고, 나머지 1%는 혈액 및 체액에 존재하며 세포의 생명 기능에 관여한다. 주요 기능으로는 골격·치아 형성, 혈액 응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 등이다. 신체에서 칼슘이 부족하면, 손·발·얼굴의 근육이 수축하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저칼슘혈증이 나타난다. 또, 구루병·골다공증·골연화증 등 뼈와 관련된 장애 증상도 생긴다. 반대로 칼슘의 섭취가 과다하면 변비나 신장결석이 일어날 수 있다.
인(P)은 체중의 0.8~1.1%를 차지한다. 체내에 있는 인은 약 85%가 칼슘과 결합하여 골격과 치아를 형성한다. 인은 DNA와 RNA의 구성 성분이며, 영양소의 흡수와 운송, 산과 염기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인이 부족한 어린이는 성장에 영향을 받고, 성인의 경우엔 골다공증·근육약화·식욕 부진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인을 지속적으로 과하게 섭취하면, 부갑상선 호르몬(Parathyroid hormone, PTH)과 섬유아세포 증식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23, FGF-23)의 수치가 증가해 뼈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나트륨(Na)은 체중의 0.15%를 차지하는데, 세포외액의 중요한 양이온이다. 전체의 약 70% 정도는 *세포외액에 있고 나머지는 뼈에 존재한다. 삼투압 유지, 산과 염기의 평형 유지, 근육이나 신경의 자극 반응,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의 흡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나트륨이 인체에 부족하면 두통·구역·구토·근육 경련·실신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과잉 섭취하게 되면, 고혈압·위궤양·신장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 (*세포외액: 세포 외부의 액체로서 체내 수액의 1/3을 차지하고, 조직액, 혈장, 척수액, 안액, 장액 등이 포함됨.)
칼륨(K)은 나트륨의 2배 가량이 체내에 존재한다. 체내 분포량의 95%가 세포내액에 있다. 체액의 삼투압과 수분의 평형을 조절하고, 산과 염기의 균형에 관여한다. 신경의 흥분과 자극, 근육 섬유의 수축 등을 조절하기도 한다. 체내에서 칼륨이 부족하면 근육경련·식욕저하·불규칙한 심장박동·무기력증 등이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은 칼륨을 과다 섭취해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당뇨나 부정맥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에겐 배탈·위장장애·천공 등의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신장 질환이 있을 때는 칼륨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마그네슘(Mg)은 체중의 약 0.05%를 차지한다. 그 중 70%정도는 칼슘·인과 결합해 골격을 구성한다. 마그네슘은 다양한 효소의 활성제로 작용하며 신경 자극의 전달 작용, 근육의 긴장과 이완에 관여한다. 눈밑이 떨리거나, 경련이 일어나면서 근육이 뭉치는 것, 불안감, 무기력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마그네슘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그네슘을 과하게 섭취하면 구토·환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황(S)은 모든 세포 내에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세포단백질의 구성성분이다. 머리카락이나 피부를 이루는 케라틴 단백질의 성분이다. 황은 독성 물질과 결합해 독성이 없는 물질로 전환한 뒤 소변으로 나올 수 있게하는 해독 작용을 한다. 황이 부족하면, 피부염·각기병·신경염·손톱과 발톱 연화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황을 과잉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 골다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량무기질의 결핍·과잉 증상
미량무기질은 하루 섭취량이 100mg 이하인 것을 말한다. 미량무기질에는 철, 요오드, 망간, 구리, 아연, 셀레늄, 코발트, 불소, 크롬 등이 포함된다.
철(Fe)은 효소의 구성 성분이며, 산소를 세포까지 전달해주는 헤모글로빈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에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과 체온유지능력 저하, 면역기능의 감소 등이 있을 수 있다. 철분을 과잉 섭취했을 경우엔, 구역·구토·복통·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오드(I)는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의 주성분이다. 요오드가 부족하게 되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고, 갑상선종이 생길 수 있다.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게 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걸릴 수 있다.
아연(Zn)은 인슐린의 합성과 면역기능에 관여한다. 아연의 결핍 증세로는 식욕부진·미각 및 후각 감퇴·성장지연 등이다. 과잉 섭취 땐, 철과 구리의 흡수를 저해하고 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구리(Cu)는 철의 흡수와 이용률을 높여주고, 뼈와 적혈구를 만든다. 인체에서 구리가 부족하다면, 저색소성 빈혈·골격 이상·백혈구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과잉 섭취 시엔 복통·구역·설사·신부전증·심한 간 손상까지 일어나게 된다.
셀레늄(Se)은 고혈압 예방에 좋으며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셀레늄이 결핍되면 근육기능 저하·면역기능 저하·소아 골관절염·백내장·간경화·관절염 등이 생긴다. 반대로 과잉 섭취하게 되면, 재채기나 기침·충혈과 어지러움·호흡 곤란·두통 등의 증상이 있다. 망간은 뼈의 성장과 재생, 혈당 조절 등의 기능이 있다.
망간(Mn)은 골격 구조 형성과 항산화 물질을 만드는데 관여한다. 일상적 식사를 하는 건강한 사람은 망간 결핍이 거의 없지만, 부족하게 되면 피로감·우울감·갑상선저하증 등의 증상이 보인다. 망간을 지속적으로 과잉 섭취하게 되면 근육통, 피로, 기억력 저하, 반사 능력 감소 등의 신경독성 증세가 나타난다.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는 주요 음식들
무기질은 몸속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서만 섭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요오드, 철, 칼슘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기질은 정상적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다. 그래도 부족한 무기질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어떤 음식에 어떤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는지 확인해두자.
칼슘(Ca)은 무기질 중 인체에 가장 많으면서도, 부족하기 쉽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 대비 70~80% 정도다. 60% 이상의 사람들은 평균 필요량만큼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은 흔히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뱅어포·멸치처럼 뼈째 먹는 생선, 두부에도 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다. 또, 브로콜리나 케일 같은 녹색채소에도 칼슘이 많다.
나트륨(Na)은 간장, 된장, 김치, msg 등에 많이 들어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물요리나 젓갈 등의 소금을 이용한 발효음식 때문에 과잉 섭취가 문제가 된다. 국물 음식을 적게 먹고, 조림보다는 찜이나 구이 위주의 요리법을 선호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골격 형성에 도움을 주는 인(P)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같은 육류와 멸치, 마른 오징어, 생선 등의 어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마그네슘(Mg)은 부족하게 되면 피로해지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따라서 부족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평소 다시마, 우유, 콩 등의 어패류와 견과류, 시금치와 같은 녹색채소류를 평소에 많이 먹으면 좋다.
칼륨(K)은 거의 모든 동물성 식품에 다양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체질이나 입맛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 강낭콩, 땅콩, 대두,밤 등의 견과류와 목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 각종 버섯류, 김, 다시마, 미역 톳 등의 해조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이밖에도 감자, 녹두, 팥, 보리, 쑥, 토마토, 귤, 자몽 등의 식품과 커피, 코코아, 홍차에도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황(S)은 양배추, 달걀 노른자, 마늘, 양파, 브로콜리, 소고기 간 등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철분(Fe)은 해조류에 많이 함유 돼 있다. 미역은 대표적인 철분 보충 식품이고, 매생이는 100g당 43.1mg으로 우유보다 40배나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다. 시금치나 케일 같은 녹색 채소들, 건포도 등의 말린 과일에도 철분이 많이 들어있다.
아연(Zn)은 생선, 채소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채식식단에서는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없다. 아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으로는 굴, 청어, 삶은 게, 새우, 닭고기, 돼지고기, 동물의 간, 달걀, 치즈 등이 있다. 조개, 굴, 전복 등의 어패류와 달걀 등에는 구리(Cu)도 많이 함유돼 있다. 아마존 견과류인 브라질너트는 셀레늄(Se)이 가장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 손 꼽힌다. 하루에 2개 정도만 먹어도 될 정도라고 한다. 다른 식품으로는 흑마늘, 굴, 마른 새우, 브로콜리 등이 있다.
요오드(I)가 많은 식품에는 다시마, 미역, 김 등과 같은 해조류와 정어리, 고등어, 가다랭이, 청어 등의 어류, 그리고 콩, 우유, 시금치 등이 있다. 망간(Mn)은 현미, 귀리 등의 곡류와 땅콩, 아몬드 등의 견과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달걀 노른자, 마늘, 시금치와 같은 녹색 야채 등도 망간 섭취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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