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김수철 작사 작곡 노래 하모니카 G 연주 김종태
서른 살 전에 쓴 시 중에서 정거장이라는 시가 있다
정거장
오가는 사람들
스쳐가는 열차들
모두 갈 곳이 있다
할 일이 있다
나는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해야 할까
구석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연기에 비치는 풍경은
이방인들 같다
어디든 갈 수 있어도
할 일이 없는 것은
고달픈 자유이다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다는 것
너무도 잘 알면서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슬픈 싯귀가 떠오른다
<한 아이가 살고 있어
날마다 내일은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 기대하며
살았답니다>
이 짧은 동화가
나의 목을 뜨겁게 한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갈 사람은 다 갔다
갈 기차도 다 갔다
올 사람 올 기차도
또 갈 것이다
기다려야 할 것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불확실한 내일만 기다리고 있다
정거장에서 나는
오늘과 다를 것 없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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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막 넘은 듯한 그녀가 물었다
김대리님 내일이라는 노래 모르세요
그런 노래가 있어요?
참 좋아요 내용이 정말 철학적이에요 한번 배워 보세요
그녀를 떠나가도록 그 노래를 못 배웠다
한참 세월이 흘러
내일을 기다리게 되면서 나는
그제서야 그 내일이라는 노래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테이프를 사서 열심히 불렀다
음!!! 법문이 따로 없구먼
스쳐가는 은빛사연들이 밤하늘에 가득차고
풀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외로움이 찾아드네
별따라간 사랑 불러보다 옛 추억을 헤아리며
눈동자에 어린 얼굴들은 잊혀져간 나의모습
*흘러흘러 세월가면 무엇이 될까
멀고도 먼 방랑길을 나홀로 가야하나
한송이 꽃이 될까 내일 또 내일
나이도 어린 그녀는 그 시절
어떻게 그런 인생의 진리를 빨리도 깨달았을까
오늘과 같은 내일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쩌면 그녀는 그리도 꿈을 꾸었을까
그러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도 별 수 없잖아 뭐
다 간다
모두 시간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세월 속에서 잊혀져 간다
이 세상 어디고 영원불변너만을이라는 것은 없다
속는 줄을 알면서도 또 기다리는 내일
그런 내일마저 없다면 과연
우리는 무슨 힘으로 이 세상을 버틸까
오늘과 다르리라 기대하며
이번만은 다르리라 희망을 품으며
오늘을 버티어보지만
내일 내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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