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

내일

U블럭 2013. 9. 17. 07:57

 

 

내일

김수철 작사 작곡 노래 하모니카 G 연주 김종태

 

서른 살 전에 쓴 시 중에서 정거장이라는 시가 있다

 

 

정거장

 

 

오가는 사람들

스쳐가는 열차들

모두 갈 곳이 있다

할 일이 있다

나는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해야 할까

 

 

구석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연기에 비치는 풍경은

이방인들 같다

어디든 갈 수 있어도

할 일이 없는 것은

고달픈 자유이다

 

 

어제가 오늘이 될 수 없다는 것

너무도 잘 알면서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슬픈 싯귀가 떠오른다

<한 아이가 살고 있어

날마다 내일은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 기대하며

살았답니다>

 

 

이 짧은 동화가

나의 목을 뜨겁게 한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갈 사람은 다 갔다

갈 기차도 다 갔다

올 사람 올 기차도

또 갈 것이다

 

 

기다려야 할 것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불확실한 내일만 기다리고 있다

정거장에서 나는

오늘과 다를 것 없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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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막 넘은 듯한 그녀가 물었다

김대리님 내일이라는 노래 모르세요

그런 노래가 있어요?

참 좋아요 내용이 정말 철학적이에요 한번 배워 보세요

 

그녀를 떠나가도록 그 노래를 못 배웠다

 

한참 세월이 흘러

내일을 기다리게 되면서 나는

그제서야 그 내일이라는 노래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테이프를 사서 열심히 불렀다

음!!! 법문이 따로 없구먼

 

 

스쳐가는 은빛사연들이 밤하늘에 가득차고

풀나무에 맺힌 이슬처럼 외로움이 찾아드네

별따라간 사랑 불러보다 옛 추억을 헤아리며

눈동자에 어린 얼굴들은 잊혀져간 나의모습

 

 

*흘러흘러 세월가면 무엇이 될까

멀고도 먼 방랑길을 나홀로 가야하나

한송이 꽃이 될까 내일 또 내일

 

 

 

 

나이도 어린 그녀는 그 시절

어떻게 그런 인생의 진리를 빨리도 깨달았을까

오늘과 같은 내일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쩌면 그녀는 그리도 꿈을 꾸었을까

그러다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나도 별 수 없잖아 뭐

 

다 간다

모두 시간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세월 속에서 잊혀져 간다

이 세상 어디고 영원불변너만을이라는 것은 없다

속는 줄을 알면서도 또 기다리는 내일

 

그런 내일마저 없다면 과연

우리는 무슨 힘으로 이 세상을 버틸까

오늘과 다르리라 기대하며

이번만은 다르리라 희망을 품으며

오늘을 버티어보지만

 

 

내일 내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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