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카주(Kazoo)

U블럭 2017. 11. 17. 22:05

카주의 구조와 연주

 카주(Kazoo)는 시가(cigar)나 잠수함 모양의 관 한쪽 끝에 취구(Mouthpiece)가, 반대쪽 끝에 취구보다 작은 구멍이 나 있다. 관 중간의 또 다른 구멍 둘레에 컵(Cup)이 튀어나와 있으며, 그 안에 있는 울림막(Membrane)은 뚜껑(Cap)으로 고정한다. 연주하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울림막이 위쪽으로 오도록 악기를 잡고 취구에 입을 댄 다음, 노래하거나 허밍해서 울림막이 진동하도록 한다. 세계적인 밴드나 그룹의 레퍼토리에서도 카주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악기 소리 듣기

1. 카주의 구조

일반적으로 카주(Kazoo)는 잠수함 모양의 짧은 관으로 된 악기인데, 관은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이다. 관의 한쪽 끝에는 크고 납작한 구멍이 있는데 이 부분이 취구(Mouthpiece)이며, 반대쪽 끝에는 더 작고 둥근 구멍이 있다. 작은 구멍으로부터 약 2/3 지점에 있는 또 다른 구멍은 자유롭게 진동할 수 있는 얇은 울림막(Membrane)으로 덮여 있다. 울림막이 있는 구멍에는 깔때기 모양의 컵(Cup)이 장착되어 있으며, 울림막 위쪽에 뚜껑(Cap)을 끼워 이 얇은 막을 고정시켜 준다.

카주의 구조(플라스틱 카주와 금속 카주)

카주의 구조(플라스틱 카주와 금속 카주)

울림막은 예전에는 동물의 조직에서 얻은 막을 이용했으나, 오늘날에는 보통 얇은 파라핀 종이를 쓴다. 카주의 울림막은 기본적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울림막을 교체할 때는, 울림막을 고정시키고 있는 뚜껑을 열어서 사용하던 울림막을 빼고 새로운 울림막을 넣은 후 다시 뚜껑을 닫으면 된다. 그러나 저가의 플라스틱 카주는 뚜껑이 분리되지 않게 고정되어 있어 울림막의 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속 카주의 뚜껑과 울림막을 분리한 모습

금속 카주의 뚜껑과 울림막을 분리한 모습

카주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며,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악기의 소리를 모방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카주는 소프라노 카주(Soprano kazoo)에 해당하며, 길이는 약 12cm 정도이고, 플루트의 소리를 흉내 낼 수 있다. 더 큰 카주들은 좀 더 드물게 연주된다. 길이가 약 15cm인 알토 카주(Alto kazoo)는 클라리넷이나 트럼펫과 유사한 소리를, 길이 약 30cm인 테너 카주(Tenor kazoo)는 색소폰과 유사한 소리를, 약 46cm인 바리톤 카주(Baritone kazoo)는 프렌치호른, 그리고 길이가 무려 90cm에 이르는 카붐(Kaboom) 카주는 튜바와 유사한 소리를 내도록 해준다.

카주의 발음 원리

연주자가 취구에 입을 대고 노래를 하거나 허밍을 하면, 악기에 장착된 얇은 울림막이 진동함으로써 목소리가 변형되고 증폭되어 카주 특유의 매력적인 소리가 생성된다. 피리나 리코더에서 볼 수 있는 지공(Finger holes, 손가락 구멍)이나 트롬본의 슬라이드(Slide) 같은 여타의 음높이 조절 장치가 없고, 음높이는 전적으로 연주자가 성대를 울려서 나는 음성의 높이에 좌우된다. 카주의 소리가 생성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1. 연주자가 크고 납작한 구멍에 입을 대고 허밍을 하면, 관 속에서 음파(sound wave)와 공기의 흐름이 생성된다. 이때 생성된 음파는 관의 안쪽 벽에 여러 방향으로 부딪히며 움직이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연주자의 목소리에 다양한 배음(harmonics)1)들이 더해진다.

2. 음파는 대부분 울림막이 장착된 구멍 쪽으로 이동해 울림막을 진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배음이 더해지며, 이 소리는 깔때기 모양의 컵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배음들이 사람의 목소리를 변형시키고 증폭시켜, 카주 특유의 소리를 만든다.

3. 음파의 일부는 관을 통과해 반대쪽 구멍으로 이동하지만, 이 구멍은 취구보다 크기가 훨씬 더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리는 이 구멍으로 나가지 못하고 다시 관으로 들어간다. 관으로 들어온 음파는 더 많은 배음들을 만들고 다시 울림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만든다.

4. 또한 연주자가 허밍을 하면서 음파와 함께 생성된 공기는 관을 통해 이동하여 반대쪽의 작은 구멍으로 나가게 된다.

카주의 소리가 생성되는 과정

카주의 소리가 생성되는 과정

2. 카주의 연주

1) 연주법

카주의 연주법은 정말 간단하다. 다른 악기들처럼 따로 연주법을 배울 필요 없이, 말하거나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로 연주가 가능하다. 악기의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카주를 연주해 보고 싶다면 부담 없이 악기를 구입하여 즐길 수 있다.

카주 연주자는 다른 관악기처럼 두 손으로 악기를 잡고 연주할 수도 있지만, 카주의 길이가 짧고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한 손으로 잡고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뿐만 아니라 카주를 손으로 잡지 않고 입으로만 문 상태로 연주하면서 기타(Guitar), 우쿨렐레(Ukulele), 피아노(Piano), 젬베(Djembe)와 같은 다른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손으로 카주를 잡고 연주하는 모습

두 손으로 카주를 잡고 연주하는 모습

한 손으로 카주를 잡고 연주하는 모습

한 손으로 카주를 잡고 연주하는 모습

카주를 연주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연주자가 취구에 입을 대고 반드시 목소리를 내어 노래나 허밍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막울림악기(Membranophone)인 카주는 다른 전형적인 관악기처럼 바람을 불어 넣어서는 절대로 음이 나오지 않는다. 연주자는 보통 “뚜뚜뚜뚜” 또는 “두두두두”라고 발음하며 소리를 내는데, 이때 혀의 움직임은 관악기의 일반적인 텅잉(tonguing) 주법과 유사하다.

카주의 연주법과 소리

출처: 악기백과

즉, 혀를 살짝 윗니 뒤쪽으로 감아 올렸다 제자리로 오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소리를 분절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다른 관악기의 텅잉과 차이가 있다면, 카주에서는 이러한 혀의 움직임으로 공기의 흐름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가 성대를 울려서 나오는 소리를 끊어 준다는 것이다.

카주 연주

출처: 악기백과

이처럼 카주는 연주자의 목소리가 울림막을 진동시켜 소리가 생성되는 악기이므로, 연주자의 목소리에 따라 악기의 음색도 달라진다. 또한 악기의 재질에 따라서도 약간의 음색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금속 카주는 음량이 비교적 작지만 깔끔하게 뻗는 소리를 내며, 플라스틱 카주는 금속 카주에 비해 음량이 크고 부드럽게 퍼지는 소리를 낸다.

2) 카주 음악 작곡가 및 연주자

20세기 초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카주가 유행하면서, 수많은 블루스, 재즈, 보드빌(vaudeville) , 블루그래스(bluegrass)그룹이 카주 연주를 자신들의 레퍼토리에 넣었다. 특히 1920년대에는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Original Dixieland Jass Band)와 마운드 시티 블루 블로어스(Mound City Blue Blowers) 같은 실력 있는 밴드들이 카주를 사용한 여러 음악을 히트시켰고, 이로 인해 카주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진지한 음악에서 카주의 역할에 한계를 느낀 음악가들이 이 악기를 배제하면서, 카주는 점차 아마추어 음악가들과 희극인들이 연주하는 가벼운 악기로 저평가 되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르면서 카주는 거의 잊혀졌지만, 1960년대 이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자주 등장하며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데이비드 베드퍼드(David Bedford, 1937 ~ 2011),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1918 ~ 1990), 찰스 아이브스(CharlesIves, 1874 ~ 1954)를 비롯한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본인의 작품에 카주를 활용하면서, 클래식 음악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카주는 진지한 의미를 지닌 악기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물론 대중음악계의 수많은 세계적 스타들도 카주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비틀스(TheBeatles)는 “러블리 리타”(Lovely Rita)에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1942 ~ 1970)는 “크로스타운 트래픽”(Crosstown Traffic)에서 카주를 사용했으며, 에릭 클랩턴(Eric Clapton, 1945 ~)은 자신의 앨범 <언플러그드>(Unplugged, 1991)에 실린 “샌프란시스코 베이 블루스”(San Francisco Bay Blues)의 커버 버전에 카주를 포함시켰다.

한국에서 카주는 매우 생소한 악기였으나, 대중 매체를 통해 카주 연주가 자주 소개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룹 10cm(십센치)가 2010년에 발표한 노래 “죽겠네”의 간주 부분에서 기타와 함께 하는 카주 연주가 유명하다.

다음은 카주 역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연주단체 및 연주자, 그리고 작곡가들이다.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Original Dixieland Jazz Band, 1916 ~ 1925)

카주 연주가 처음으로 음반에 실린 것은 1921년 발매된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약칭 ODJB)의 “크레이지 블루스”(Crazy Blues)에서였다. 이 음악에서 드럼 연주자 토니 스바바로(Tony Sbarbaro, 1897 ~ 1969)가 카주 솔로를 맡았다. 이 밴드는 코넷(Cornet), 트롬본(Trombone), 클라리넷(Clarinet), 피아노(Piano), 드럼(Drum)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로, 1916년부터 1925년까지 뉴올리언스를 기반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1917년에 최초로 재즈 음반을 녹음한 그룹이기도 하다.

마운드 시티 블루 블로어스(Mound City Blue Blowers, 1923 ~ 1936)

마운드 시티 블루 블로어스는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 레드 맥켄지(Red McKenzie)와 잭 블랜드(Jack Bland)가 결성한 재즈 앙상블이다. 딕 슬레빈(Dick Slevin)이 카주 연주자로 참여한 1920년대의 수많은 음악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로 인해 이 그룹은 카주를 넣은 음악을 만들었던 가장 유명한 밴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밀스 브라더스(Mills Brothers, 1928 ~ 1982)

5천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전설적 재즈 보컬 그룹 밀스 브라더스는 원래 카주를 연주하며 공연하는 보드빌 그룹으로 출발했다.

트리오로 활동하고 있는 밀스 브라더스

트리오로 활동하고 있는 밀스 브라더스허버트, 도널드, 해리, 기타 연주자 노먼 브라운(Norman Brown)

“네 명의 밀스 형제들”(The Four Mills Brothers)로도 알려져 있는 이 밴드는 존(John MillsJr.), 허버트(Herbert Mills), 해리(Harry Mills), 도널드(Donald Mills) 형제로 구성된 미국 흑인 그룹으로, 여기에 기타 연주자 한 명이 더 참여하곤 했다. 맏형인 존이 세상을 떠난 뒤 한동안 아버지인 존 시니어(John Mills Sr.)가 함께 했으며, 아버지의 은퇴 이후 이들은 트리오로 활동했다.

프랭크 로서(Frank Loesser, 1910 ~ 1969)

1961년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노력하지 않고 사업에 성공하는 법》(How to Succeed inBusiness Without Really Trying)의 음악감독을 맡은 프랭크 로서는 이례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주에 카주를 포함시켰다. 1952년 출판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1967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2011년 리바이벌 작품은 영화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의 뮤지컬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데이비드 베드퍼드(David Bedford, 1937 ~ 2011)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베드퍼드는 1971년에 아방가르드 음악 “100대의 카주와 함께”(With100 Kazoos)를 작곡하는데, 이 작품은 카주 연주 레퍼토리의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실내악 앙상블과 100대의 카주를 위한 이 작품은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 트럼펫, 트롬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그리고 100대의 카주로 연주된다. 연주회장에서 카주를 받은 100명의 청중들은 앙상블 연주자들과 함께 즉석에서 카주를 연주함으로써, 단순한 청중이 아닌 연주자로 이 음악에 참여하게 된다.

바버라 스튜어트(Barbara Stewart, 1941 ~ 2011)

바버라 스튜어트는 카주 음악으로 유명한 작곡가이자 카주 비르투오소로 인정받는 유일한 연주자일 것이다. 스튜어트는 카주포니(Kazoophony)라는 4중주단을 결성하여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며, 『카주 연주법』(The Complete How to Kazoo)을 저술하여 대중들에게 카주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2011년 9월에 세상을 떠난 그녀는 타계하기 얼마 전에 카주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을 남겼다. 그해 5월 14일에 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에서는 청중 3,910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카주 연주가 이루어졌으며, 이 인상적인 연주는 새로운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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