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복숭아

U블럭 2013. 11. 15. 18:06



처서가 지나 옛 친구 하나가 복숭아가 담긴 과일 상자를 들고 찾아왔을 때 나는 웃음을 머금고 이렇게 물었다.

“이 복숭아, 유혹을 상징한다는거 알고 사온거야?”

그 남자 친구는 말했다.

“그런 의미가 있었소?.
요즘 복숭아 철이란 말만 듣고 샀는데…”

음력 춘삼월에 밝고 화려한 꽃으로
우리를 매료시키는 복숭아 나무는 중국에서 들어온 키 작은 과일 나무로 장미과 매화 속의 낙엽저목이다.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초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맺는 열매는 먹을 수 있어
농촌 촌락의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복숭아는 여러 가지 상반된 이미지와 상징을 지니고 있다.


예로부터 복숭아는
신선이 즐겨 먹는 ‘연명장수’의 과일이며,

복숭아나무 숲은 신선사상으로 발전하여
무릉도원, 즉 유토피아의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복숭아꽃은 맑고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도화검’(桃花瞼),
아름답고 진한 여자의 화장을 ‘도화장(桃花粧)이라고 했다.


남편이 정원의 복숭아꽃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자,
질투심에 불타는 부인이 그 나무를 잘라버렸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 또한 복숭아꽃에서 여자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 복숭아 특히 수밀도(水蜜桃)의 익은 과실은
둥글고 연한 도색으로 물들어져 윤기가 나는데다
표면에 가는 봉합선의 골이 있어,
여체를 닮았다고 했다.


옛날에 소년이 장가갈 나이가 되면 성년임을 공인해주는 관례(冠禮)라는 습속이 있었는데
이 관례를 올리고 나면
가문의 나이 드신
어른으로부터 다음의 가르침을 받았다.

‘동리에 복사꽃을 어디에 가서 찾을꼬.
도원은 한 치 두 푼의 깊이에 있느니라.’

동리는 여성의 국부이고,
도원은 자궁을 미화한 표현이었다.


점술이나 사주에서도 도화살(桃花殺)이라는 것이 있다.

도화란 호색과 음란을 뜻한다.

이 살이 있으면
남자는 호색하는 성질이 있어 주색으로 집안을 망칠 수 있고,
여자는 음란한 성질 때문에 일신을 망침은 물론 한집안을 망친다는 이유로 남녀를 불문하고 혼인을 기피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우리 선조는 복숭아나무를 집 안에 심는 것을 꺼렸다.

복숭아꽃은 그 아름다운 분홍색 때문에 집안에 심으면
부녀자의 치마폭 안에 봄바람이 일어난다고 해서였다.

복숭아꽃을 여인들의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Peacock Spider’  (0) 2013.11.16
달은 누가 만들었나??  (0) 2013.11.15
콕!  (0) 2013.11.15
개 코도 모르면 잠자코 나 있지  (0) 2013.11.15
암을 극복 할 수 있는 훌륭한 소식  (0) 201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