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간밤에 자고 간 그 놈

U블럭 2017. 7. 30. 19:28

간밤에 자고 간 그 놈



간밤에 자고 간 그놈 아마도 못 잊겠다
와야(瓦冶-기와장이)놈의 아들인지 진흙에 뽑내듯이 
두더지 영식(令息-아드님)인지 꾹꾹이 뒤지듯이

사공의 성녕(솜씨-손재주)인지 상앗대(배를 미는 장대) 지르듯이 
평생에 처음이요 흉측히도 얄궂어라

전후에 나도 무던히 겪었으되 
참맹세(참말로) 간놈 그놈은 차마 못 잊을까 하노라



간밤에 자고 간 그놈,
어찌나 그 재주가 좋던지...
암만 해도 잊을 수가 없다.

기와장이의 아들놈인지 
진흙을 이겨대듯이,
두더지 아드님인지 꾹꾹 뒤지는 그 솜씨,

능숙한 뱃사공의 솜씨인지 
상앗대질 하듯이...

평생에 그런 맛 처음이라,

아이 망측하고 얄궂어라!  

 



문제는 이 작품이 영조 때 대제학까지 지낸 이정보()의 작품이라는 데 있다. 

대제학은 당대 최고 문형()1)의 자리이다. 

이정보는 4대에 걸쳐 대제학을 지낸 명문가 태생이다. 

이는 조선조 유일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지체높은 가문의 대제학 나리께서 

비속한 말을 섞어가며 노골적인 성행위를 드러낸 작품을 썼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