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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돈? 똥이 돈이 되는 세상이 온다!

U블럭 2017. 4. 30. 20:16
‘똥’, ‘대변’

똥 또는 대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더럽다냄새난다버리는 것쓰레기 등등 대부분의 사람이 떠올리는 '똥'의 이미지는 부정적일 것입니다음식을 먹는 사람 모두가 싸는 똥그저 배설물쓰레기로 느껴왔던 똥이 돈이 될 수 있다면 믿으시겠나요? ‘사이언스 월든(Science Walden) 프로젝트는 이를 가능하게 하려 하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월든에 대해 소개합니다.
UNIST 캠퍼스 내부의 사월당*(©UNIST 뉴스센터)

**사월당(思越堂)- 생각 사넘을 월집 당사이언스 월든의 실험실생각을 초월하는 연구실이라는 뜻을 가짐.

똥을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기에 앞서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는 과학기술과 인문, 예술을 융합한 과학예술 프로젝트 입니다. 사이언스 월든 팀은 UNIST의 조재원 교수가 연구 책임자로 있으며 과학자 그룹과 예술가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학예술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과학이 예술에, 예술이 과학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예술 작품인 미디어 아트(생산되는 바이오 가스의 양을 나무로 표현함)(©사이언스 월든 홈페이지)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는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제적 동력과 Waste-to-energy(폐기물 에너지) 가치가 만들어지는 순환경제, 환경 경제를 가진 공동체 모델을 만들어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똥 본위 화폐(FSM)*의 가능성 연구, 시도 및 시민들과의 과학적 소통, 그리고 과학 예술 미래 도시를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똥 본위화폐(FSM)- Feces Standard Money, 똥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제도 

똥 본위화폐의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 2016년 5월부터 UNIST 캠퍼스 내에 ‘사월당(思越堂)’이라는 이름으로 실험실을 운영했습니다. 실제로 사월당의 화장실을 이용해 큰일을 본 방문자를 대상으로 꿀이라는 가상화폐가 지급되었었고 교내 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공모한 융합연구 선도연구센터(Convergence Research Center) 2단계 사업에 선정돼 연간 20억 원씩 최대 5년간 100억 원의 연구비를 확보했습니다.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 시즌 2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사이언스 월든 프로세스(©사이언스 월든 홈페이지)

사월당에는 총 6가지의 실험이 있는데요, 각각의 실험들은 위 이미지처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똥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물을 쓰지 않는 친환경 화장실인 비비 화장실에서 출발하는데요. 그렇다면 비비 화장실이 어떻게 똥을 에너지로 만들까요?

똥으로 에너지를 만들다?

똥 속에는 미처 소화, 흡수되지 못한 음식물과 장내 미생물, 위장의 상피가 벗겨진 것 등이 있습니다. 똥 속의 미처 흡수되지 못한 음식물은 유기물*로 볼 수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언스 월든에서는 이 유기물들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듭니다.

*유기물- 탄소(C)를 포함하고 있는 물질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을 포함한다.

사이언스 월든의 실험실에서 똥으로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사람이 ‘비비 화장실’에서 똥을 눕니다. 변기가 똥을 빠르게 건조시켜 냄새가 나지 않는 분말 형태로 만듭니다. 이 분말은 혐기성 미생물이 들어있는 혐기 소화조에 넣어집니다. 혐기성 미생물은 살아가는데 산소가 필요하지 않은 미생물입니다. 혐기성 미생물들은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처럼 똥을 먹고 소화시킵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 똥, 오줌, 방귀를 배출하는 것처럼 혐기성 미생물들도 똥(고체), 오줌(액체), 방귀(가스)를 배출합니다. 여기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것은 방귀인데요, 이를 바이오 가스라고 합니다. 이 바이오 가스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메탄과 이산화탄소 중 메탄가스를 골라내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고체 배설물은 거름으로 사용이 되고, 액체 배설물은 미세조류 배양에 쓰이게 됩니다. 액체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삼은 미세조류는 추후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 디젤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 누는 똥의 양은 120~500g이고 음식물 쓰레기는 약 250g을 배출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최대로 만들어진 메탄가스는 약 50L라고 합니다. 

이 메탄가스로는 약 0.5 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메탄 50L는 물 약 20L를 37℃ 정도까지 데울 수 있는 에너지이고 0.5kWh 전력은 40W 전구를 10시간 이상 켤 수 있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똥과 음식물 쓰레기에서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나옴을 알 수 있습니다.

비비 화장실의 미래형 변기와 FSM(©UNIST News Center)

이렇게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똥을 제공했으니 그에 맞는 대가를 지급 받아야겠죠? 이렇게 똥이 중요한 가치를 지녀 돈이 되는 것이 똥 본위화폐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비비 화장실 이용자에게는 한번 배설 시 ‘10꿀’이 지급됩니다. 10꿀의 현재 가치는 한화 500원 정도이며, 향후 2020년까지 3,600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만약 전 국민이 똥 본위화폐를 사용하면 약 9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사이언스 월든은?
생활형 실험실(Living Lab) 건축 디자인(©UNIST News Center)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 시즌2에서는 똥 본위화폐를 공동체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할 예정입니다. 연구팀은 올해 하반기까지 ‘생활형 실험실(Living Lab)’을 UNIST 캠퍼스 내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생활형 실험실은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용자는 생활형 실험실에 머물면서 똥으로 만든 에너지가 난방, 온수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똥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도시 공동체 적용을 위한 시범마을 선정,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연구 책임자 조재원 교수(©UNIST News Center)

연구 책임자 조재원 교수(UNIST, 도시환경공학부) 사이언스 월든은 똥 본위화폐로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 활동 등이 있지만, 이 목표를 늘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지원하는 많은 연구들이 첨단 과학부분이고 그 대부분이 외국의 과학기술을 따라가는 것이라면 사이언스 월든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연구를 하는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 예술이 제대로 만나서 따뜻한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몸에서 나온 찌꺼기로 더럽다고만 여겨져 왔던 똥의 변신어떤가요변기로 그냥 흘려보낸 똥은 정화하는데도 많은 돈이 들고 매립할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이제 똥은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아닙니다사이언스 월든의 실험으로 달라질 세상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도움/참조- UNIST News Center, 조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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