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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영 (絶纓)

U블럭 2017. 10. 1. 08:54


절 영 (絶纓)

暗中牽袂醉中情    어둠 속 잡아끈 손은 취중의 행동인 것을
玉手如風已絶纓    고운 손 바람같이 관끈을 끊었다네.
畜魚水忌十分淸    너무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수 없기에
盡說君王江海量    군왕의 넓은 도량 바다 같다 일러오네.


절영’이란 말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絶纓'이라고 쓰지요...
갓끈을 끊는다는 뜻으로, 남자의 넓은 도량을 일컫는 말입니다.


楚莊王(초장왕)... 그는 초나라의 젊은 왕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왕이 되었으나 매일 주색에 쩔어서 살았습니다. 

신하들이 “그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라고 간하면 바로 죽여 버렸습니다.
그의 앞에서는 누구도 감히 간하는 신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왕이 된지 3년이 지난 후,
한번 날면  만리를 날으는 새가 되겠다며 드디어 날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작은 제후국을 통합하면서 원의 나라들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투의 노고를 위로하려고 신하들과 주연의 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주연이 밤늦게까지 계속됩니다. 불을 밝히고, 술잔이 계속 돌았습니다. 

초장왕은 자신의 신하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자신의 애첩에게
"여기 모인 모든 신하들에게 술을 한잔씩 올리라" 라고 지시했습니다. 

애첩이 술잔을 돌리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등불이 꺼져버렸습니다. 

그러자 등불이 꺼진 어둠을 틈타 마침 어떤 신하 하나가 무엄하게도
왕의 애첩을 껴안고 희롱을 하였습니다. 

애첩은 황망간에도 기지를 발휘해서 그 신하의 갓 끈을 끊어버렸습니다. 
당시만 해도 불을 다시 밝히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애첩은 장왕의 귀에다 속삭입니다.

"어떤 무엄한 신하가 어둠 속에서 소첩을 희롱하길래 갓끈을 끊었으니,
어서 불을 밝혀 갓끈이 끊어진 신하를 벌하여 주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 말은 애첩이 자신의 정절을 자랑하고자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말을 들은  왕은 즉시 엄명을 내립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즉시 갓끈을 끊으시오. 그리고 나서 불을 켜시오."

그 말을 들은 모든 신하들이 각각 갓끈을 끊은 후에 불이 밝혀졌습니다.
그날의 주연은 아무 탈 없이 흥겹게 끝났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3년이 지난 후,
이웃 진나라와의 전투에서 왕이 포위되어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절제절명의 순간에, 한 장군이 나타나 왕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주면서
이곳을 벗어나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이 왕의 옷을 바꿔 입고 이곳에서 대신 죽겠다면서... 

장왕이 그에게 묻습니다.
"그대는 서열도 그리 높지도 않고, 나에게 은혜를 입은 일도 없는데,
내 죽음을 대신한다니  그 무슨 말인가?"

그러자  그 장군이 말합니다.
"저는 3년 전에 이미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3년 전, 어전의 주연에서
폐하의 여인을 희롱한 죄를 범하고도 폐하의 넓은 도량으로 지금까지
살아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그 은혜를 갚을 때가 되었습니다." 

그 신하는 자기 옷과 장왕의 옷을 바꿔 입고 왕이 안전하게 피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끝까지 싸우다가 죽게 됩니다. 

초장왕(楚莊王)...
자신의 아끼는 애첩이 귀에다 대고 소곤거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사랑하는 애첩보다는 그때의 분위기와 신하를 생각할 정도의 도량...! 

초장왕(楚莊王)의 치세로 楚나라의 국력은 욱일승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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