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림, 시월의 목화 그늘, 60.6x73cm, 장지 위에 석채, 분채, 2014
내가 살아보니까 / 장영희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란 것이다.
우리 마음은
한 시도 고요하고 잔잔하지 못하고,
번뇌 망상으로 물들어 있다.
늘 파도치는 물결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다.
물결이 출렁일 때는
모든 것이 일렁이고 왜곡되어 보이듯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할 때
우리는 세상을 왜곡하여 보게 된다.
고요히 맑고도 텅 빈 시선으로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장용림, 오동꽃이 피었다는 소식, 73x100cm, 장지 위에 석채, 분채, 2014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장용림, 찔레꽃이 피었다는 소식, 80x117cm, 한지 위에 채색, 2014 - 글 / 장영희 교수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중에서
- 사진 / 장용림 화백 - 꽃이 핀다 사랑이다
장용림, 목화-친애하는, 45.5x53cm, 장지 위에 석채, 분채,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