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술의 문학은 시조와 가사를 통하여 쉽게 접할 수 있다. 조선시대 시인의 쌍벽으로 일컫는 윤선도와 정철도 시주객으로 이름나 있는데 '산중신곡'에서 윤선도는 운치 있는 음주의 낭만과 격이 높은 자연애의 흥치를 잘 구사하고 있다.“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움이 이리랴 / 말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노라” 송강문학에는 고산에 비하여 술의 시가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정철은 '주문답삼수'를 지었는데 지나치게 술에 탐닉됨을 반성하여 단주를 결심한 적이 있으며 그러나 결코 술과 절연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시조의 내용인데 특히 정철이 지은 '장진주'는 주객들에게 널리 회자되어 오던 술에 관련된 시조의 하나이다.
시의 제작을 풍류적 서정의 표출이라고 볼 때 산수와 풍월을 즐기고자 하던 자연애의 심정에서 음주하고 시를 짓는 경우와 인생의 무상을 탄하며 실의와 우수를 달래고자 하여 음주하며 시를 짓는 경우의 두 가지로서 윤선도의 '산중신곡'은 전자의 경우이고, 정철의 '장진주'는 후자의 경우인데 그러나 이들은 다 같이 술의 흥취를 노래한 데서 공통적으로 풍류적인 면을 느끼게 한다.
술의 이름에는 술맛을 당기게 하는 낭만적인 것이 많은데 맛을 더하기 위하여 가향주를 만드는데 그에 따라 명명된 이화주·두견주·송화주·연엽주… 등은 그 이름부터 아름다울 따름이다. 술빛이 이슬과 같다는 비유에서 붙여진 백로주, 푸른 파도와 같다는 데서 붙여진 녹파주 (일명 鏡面綠波酒), 푸르고 향기롭다는 데서 붙여진 벽향주, 맛이 좋아서 차마 삼켜 마시기 아쉽다는 데서 붙여진 석탄주 등은 이는 모두 주색들의 멋진 발상에서 나온 술 이름이기도 하다.
술을 즐기던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솜씨 좋은 가향주를 자랑하기도 하고‘생애는 주일배’라는 식의 낭만적인 멋을 터득하기도 하며, 곡수유상(굽어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주고 받는 것)의 흥취를 즐기기도 하였다. 이에서 나온 미적 감흥은 곧 술의 풍류가 되고 또 술의 예술이 된 것이다.
그러나 술이란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인데 어쩌다가 한 번씩 마시는 술 한 잔은 생기를 돋게 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삶의 자극제가 되겠지만 자주 마시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알코올 중독이 될 수 있는 야누스의 얼굴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물이 잘 흐르는 모습을 '술술' 흐른다고 말하는데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겐 술은 '술술' 잘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과 알코올 사이에는 서로 상극인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음양오행으로는 수극화라 하여 '물은 불을 제압한다'고 하며 물은 정적이므로 고여 있고 단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언제나 흘러갈 뿐이다. 그러나 불은 동적으로 위로 올라가며 타고 발산되는 것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기운과 위로 올라가는 기운 등이 함유된 것이 술인 것이다. 알코올은 곧바로 휘발되는 기와 같은 것이며 그리고 사람 몸에 들어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는데 이러한 극적인 성질이 합쳐져서 술이 되는 것으로 '수'라는 것은 정적이고 '술' 이라는 것은 동적이다.
그래서 '정적인 물'에 '동적인 것'을 더하면 '술'이 되는 것인데 술은 모든 제사양식과 의식에 오르는 것이다. 지상에서 나는 가장 고양된 음식을 술이라고 하고 신에게 바치는 가장 신과 가까운 음식을 술이라고 한다. 술을 마시면 신바람이 생기는데 신바람을 따라서 신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종교 양식과 모든 제사양식은 신에게 술을 바치는 인간의 최상의 예식인 것이다.
그래서 술이란 신에게 바치는 최상의 음식인 술, 문인과 예술가들의 창작을 위한 술, 그리고 인간사 교류를 위하여 마시는 술이지만 신과 가장 가까운 음식인 만큼, 음주 18계단에서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부주의 그룹이나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인 외주의 마음으로 술을 겸손하게 두려운 마음으로 마셔야 되기 때문에 시인 조지훈 선생께서 술을 마시는 격조,품격,스타일,주량들을 18단계로 따져서 피력하셨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