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사화
상사화
김종태
어제 너는
현실이 두려워
안 된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를 내세워
구구절절이 사연을 달았다
오늘 나는
과거가 저주스러워
자존심 하나 때문에
아프다는 핑계를 내세워
요리조리 도망을 다녔다
너 또는 나
어제 또는 오늘에 몸부림치며
이목 또는 욕망에 몸서리치며
어제는 내가 너를 부르짖고
오늘은 네가 나를 찾아 헤맨다
한 뿌리에서 나고
한 하늘을 보고
한 아픔 속에서
한 세월을 살면서도
여자 또는 남자라는
그 저주 같은 이유 하나로
네 맘과 내 몸은
서로 만나서도 안 되고
서로 만날 수도 없으며
행여 만난 적도 없이
서로의 꿈만 눈독을 들이는
한 떨기 상사화란다
상사화 Lycoris squamigera Max.
관상용으로 심는 수선화과 다년초. 인경은 지름 4-5 cm 이다.
잎은 봄에 나오고 6-7월이면 말라죽는다.
8월에 꽃대가 나와 길이 60cm 정도 자라며 끝에 4-8개의 꽃이 달린다.
씨가 맺지 않는다. 상사화란 이름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여
서로를 그리워한다라는 뜻이다.
사진,글 : 김종태시인 (하모니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