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달래가 벌에게 당했다고 하니
민들레도 나비에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화 산수유 복숭아 살구 자두들이
떼를 지어 "나두! 나두! 나두!'
아우성을 쳤다
드디어
벌과 나비들은 얼굴을 싸쥐고
은둔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해
과일나무들은 열매를 못 달고
세상은 깊은 흉년에 빠졌다
- 미투(美鬪), 임보
2)
대학 강의실에서 '안희정 사건'을 두고 교수와 학생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피해자와 왜 네 번이나 잤을까? 왜 거절하지 않았을까?"
"상급자였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완강하게 거부했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굉장히 폭력적이다."
"피해자가 지위를 유지하려고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그런 시선 때문에 여성들이 입을 닫고 자꾸 숨는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 전 대비를 잘 하면 된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불평등한 관계여서 대응하기 어렵다.
교수님 자녀가 당해도 그렇게 말할 것인가?"
"내 딸이 당했다면 왜 그 정도밖에 대응하지 못했냐고 야단을 쳤을 것이다,"
학생 몇 명이 '2차 가해성 발언'이라고 반발하며 수업 중에 퇴장했다. 사태는 어떻게 진행 됐을까? 학생들 사이에 공론화 움직임이 일자 대학측은 이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하겠다고 학생들과 약속했다. 참고로 이 교수는 여성이다.
3)
위는 SNS로 받아본 글과 아침에 읽은 신문 기사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계제에 우리 사회에 쓰나미로 덮치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해 간단한 사유를 적어 둔다.
미투운동은 수업 중에 거론하면 안 되는 금기어일까?
미투운동은 모두 정의로운가?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이기만 한 것일까?
미투운동이 현대판 '남녀칠세부동석' 문화로 자리잡는 것은 아닐까?
좋았으면 로맨스, 별로이면 미투인 것은 아닐까?
미온리(me only)가 미투(me only) 가면을 쓰고 있는 경우는 없을까?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예수 말씀이다. 미투에 대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이 얼마나 될까?
미투운동이 여타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만 극성인 까닭은 무엇일까?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세대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투운동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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