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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슈바이쳐

U블럭 2018. 4. 17. 07:27
 
 


♣장기려 박사는 우리나라 외과 학회에서는

아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외과 전문의였지만, 
그의 인생은 너무나도 서민적이고 초라했다.
 

1995년 12월25일, 86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부산 복음 병원 원장으로 40년, 
복음 간호 대학학장으로 20년을 근무했지만

 


그에게는 서민 아파트 한 채, 죽은 후에 묻힐
공동 묘지 10평조차 없었다.
그는 언제나 매우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왔다.
물론, 병원 원장이나 대학 학장으로서의
수당은 있었지만,
그에게는 월급이나 수당보다는 가불이 많았다.
여기에서 그의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그에 대해 떠도는 미신에 가까운 풍문 때문에
전국의 가난한 수술 환자들과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말기 암 수술 환자들이 부산 복음 병원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겨우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아 병이 나으면 
그 다음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그들 대부분은 입원비와 약값이 없었다.
이 때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곳이 원장실이었다.
원래, 잇속이 밝지 않아 셈을 잘 할 줄 모르고, 
바보 같을 정도로 마음이 착한 그에게 
"시골 우리 집은 논도 밭도 없고
소한 마리도 없는 소작농이어서
입원비나 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환자들이 하소연하면, 
그는 그들의 딱한 사정을 생각하고는 눈물겨워했다. 
병원비 대신에 병원에서 잡일을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는 없겠느냐는 환자들의 제안에
그는 환자의 치료비 전액을 
자신의 월급으로 대신 처리하고는 했다.

병원 행정을 이렇게 하다 보니
장 박사의 월급은 항상 적자였고
이것이 누적되면서 병원 운영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결국, 병원 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앞으로 무료 환자에 관한 모든 것은
원장님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부장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가난한 환자들이
그를 찾아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결정권을 박탈당한 이후부터
어려운 환자들이 생기면 
야밤에 탈출하라고 알려주고는 하였다. 
"내가 밤에 살그머니 나가서 병원 뒷문을
열어 놓을 테니 탈출하라."는 것이었다. 
장 박사의 이러한 '바보 이야기'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북녘에 두고 온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지낸 그는 평생에 걸쳐 묵묵히
사랑을 실천한, 진실로 아름다운 예수의 사람이었다.

유엔군과 국군이 평양을 탈환하게 되었을 때, 

당시 김일성의과대학 외과의사였던 장기려는 
대학병원과 야전병원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그해 12월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국군이 평양을 철수하게 되면서
장기려를 남으로 데려가기 위해
야전병원 환자수송용 버스에 타게 되었다.
그것이 가족과의 45년에 걸친 긴 이별의
시작이 될 줄 몰랐다. 

그는 언젠가 가족들을 만날거라는 희망 하나로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곧 다시 가족을 만날거라 했던 그의 바람은 
길고 긴 분단의 세월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장기려의 인생은 헤어진 가족을 향한 그리움으로
 바쳐진 사랑과 기도였다.

의사 장기려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황무지나 다름 없던 우리 의료계에

가난한 사람도 치료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박애정신의 꽃을 피워냈다.
의사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이 허락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의사 한번 못 보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노라고
하나님 앞에 서약했다.
장기려는 경정의전에 들어가면서 
하나님 앞의 이 약속을 생이 다할 때까지 
지켜나갔다.


그는 초창기 복음병원을 운영할 때 모든
직원의 월급을 식구 수대로 나누었다. 
식구 수가 많은 직원이 제일 많은 월급을 받았고,
아들 하나만 데리고 있던 장기려는 
운전기사와 같은 돈을 받았다.
이러한 정책에 직원들은 '공산당 식 분배 정책'
이라며 
처음엔 어색해 했다.
평생을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인술을 펼친 의학박사 장기려.
그는 춘원 이광수의 소설 [사랑]의 주인공
'안빈'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한국의 슈바이쳐,살아 있는 성자’로 불렸다.
이광수는 장기려를 가리켜 ‘당신은 성자 아니면
바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북에 있는 가족도 누군가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하루 20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았다.


병원규모가 커지면서 무료진료가 불가능하게 되자
장기려 박사는 1968년‘건강할 때 이웃 돕고 

병났을 때 도움받자’라는 표어 아래,
북유럽의 의료보험제도를 본 딴 ‘
청십자의료협동조합’을 탄생시키며
한국 의료보험제도의 모태가 되었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그 때,
주변의 몰이해와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병의 고통으로 시달림을 받는 것으로도 슬픈데
가난한 사람에게 과중한 치료비를
부담시킬 수 없다‘는 신념 하나로
한국최초의 의료보험조합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당대 최고 외과의사였던 그는
서울의대 전신인 경성의전을 수석 졸업하고
59년 국내 최초로 간대량(肝大量)
절제수술에 성공하는 등
학문적으로도 당대 최고의 외과의사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한국 간외과학의 창시자로 평가되고 있다.

자기 월급 이상의 수술비가 나오면
병원을 탈출시켜 주고...
평양 시절 때 그의 부인은 남편이 생활비를
가져다 주지 않아
의사 가운과 환자복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려갔다고...

그는 평생 자기 집 한 칸을 갖지 않고
병원 옥상의 24평 사택에서 살았다.

평생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산 그 자신은
분단된 조국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1.4후퇴 때 환자를 돌보는 와중에 
부모, 부인,5남매를 평양에 남겨두고
둘째 아들만 데리고 피난길에 올라 
이산가족이 된 그는 평생 재혼하지 않고

고향의 가족을 다시 만날 날만 기다리며 살았다.

그런 그가 85년 정부의 방북 권유를 거절했다.
혼자만 특혜를 누릴 수 없다는 이유였다.
다른 사람이 모두 만날 수 있을 때,
나도 가족을 만나겠다고...

그는 끝내 그리운 가족과 상봉하지 못한 채
95년 성탄절 새벽에 생을 마감하였다.

그러나 그는 임종을 앞둔 1995년 10월
가족들에게 통일과 민족의 만남에 대해 묻자,
“이 땅에서 지금 만나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렇게 짧게 만나느니 차라리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만나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부산시민상, 막사이사이상, 국제적십자상,
국민훈장, 호암상들을 수상했다.

특히 그는 지난 95년부터는
당뇨병과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청십자병원에서 
영세민 10여명씩 진료해 주다가
그해 성탄절 새벽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경기도 마석 모란 공원묘지에 안장되었다.
 
그의 비문에는 그의 유언대로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라고 적혀있다.
그는 ‘가난하고 소외 받는 이웃들의 벗’
임을 자처하며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철저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아간,
‘이 땅의 작은 예수’로 칭송 받는 사람이다.

그에게 붙은 ‘한국의 슈바이처’, ‘
살아있는 푸른 십자가’라는 찬사에 
한점도 부끄럼없이 평생 이웃
사랑을 몸으로 실천했다.
절대 빈곤의 ‘천막 무료진료부터
미래를 내다 본 의료복지 정책인
‘청십자 의료조합’까지,
그것은 그의 ‘사랑’이 이뤄낸 기적이었다.

그는 예수처럼 살고 싶어 했고, 그렇게 살았다. 

분단의 아픔을 환자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한 
의사 장기려의 삶은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참 모습이다 .
일제 치하 때 의대 입학시험을 보면서 
“하나님, 이 학교에 입학시켜주시면 
평생 불우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몸을 바치겠습니다”라고 서원을 했다고...

졸업 후 당시 가장 뛰어난 수술 실력을 소유한
백인제 박사 밑에서 수련을 받았고...

자신의 서원대로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위해 
무료 진료소인 복음병원을 개설해 영세민
의료구호사업에 전 생애를 바친 그...
29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은 
수재이기도 했던 그는 

정작 집 한 채 없이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의 삶을 살다 갔다.

그의 개인적인 외로움을 뒤로 한 채...

모든 세상의 크리스천들이 장기려 박사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늘을 가슴에 품고
한평생 남을 위해 살며 
일평생 그리운 북녁 식구들 얼굴 그리며 
봉사하다 떠난
장기려 박사님의 삶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적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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